사지선다 (Feat. Sol.A)

학창시절 나 공부에 

취미는 없었지.

로또만큼 불친절했던 

사지선다 시험지는 

철천지원수. 무려 3년 동안.

그때 성적이 인생 

성적은 아닐 거야 그렇지?

허나 안타깝게도 10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시험지 앞. 

차라리 보이는 시험지가 

훨씬 쉬웠다고 늘 생각하며 

그 쉬운 경험을 어렵게 쳐버린 

그때의 어린 나를 한심한 듯 

거울을 통해 보네.

그래 봤자 피할 수 

없다는 건 똑같아.

책상에 앉아 정답이 없는 

시험지를 볼 때 지식의 색깔은 

하얗게 날아가고 답답한 공기는 

내 폐를 평소보다 크게 

들락날락거려.

고개를 파묻고 숨죽여 깨어나지

못할 현실을 꿈처럼 

바꿔줄 한마디를 중얼거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하늘 가득했던 내 우주가 이슬 되어

쏟아진 별의 모래 위 본 적 없는 그 정답을 찾아.

최소한의 정답이 있었던 때가 있었어. 

요즘은 내가 답지를 내밀어 채점을 받길 원해도 최소한의 가르침을 주는 선생님이 없어.

오늘까지도 가는 곳마다 내가 선생님이었어.

누굴 가르치나. 

내 선택과 가르침이 옳다 해준다면 고맙지만 부담스러.

나 역시 함부로 하룰 살아내는 그저 그런 성적.

눈에 보이진 않지만 그게 오히려 더 무섭더라.

졸지에 내가 누군갈 속이게 되는 건 아닐까?

나도 잘 모르는데

사는 게 다 그런 거라고 들어왔고 매일 딛고 있지만

나도 잘 모르는데

하나 둘 셋 넷 불친절했던 사지선다

그것만큼 친절한 것도 없었구나 생각해 본다.

사막의 모래알처럼 많아진 정답.

문을 열고 드넓은 사지에 선다.

하늘 가득했던 내 우주가 이슬 되어

쏟아진 별의 모래 위 본 적 없는 그 정답을 찾아. 

하늘 가득했던 내 우주가 이슬 되어

쏟아진 별의 모래 위 본 적 없는 그 정답을 찾아. 

모래 위 떨어진 정답을 찾다 보면 

때론 그리워 정답이 있다고 말해주던 그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