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ED MOON

달이 필요한 밤

작은 발 밑 소복이 쌓인 밤

말 없이 길을 걸어간다

좀 비틀거린다

아득한 밤 위로 던진 소리

메아리도 없이 툭 떨궈진

그 허무한 만큼 허탈한 제자리

바람에 실려온 묵직한 구름들이

잔뜩 웅크린 내 위로 슬쩍 다가왔다

빛 한줄기도 없이

별 수 없이

그렇게 묻혀간다

이젠 말하기도 지쳐

혼자 소릴 내도 전해지질 않아

그저 달빛 한줄기 그 한 줄기가

필요한 밤

달이 필요한 밤

좀 찬바람

빛 한줄기 없이

캄캄한 밤

넌 항상 그 자리에 있는데 이 깊은 곳까진 닿질 않는구나

아득한 밤 위로 던진 소리

이 찬바람이 날 가로막는다

어떤 힘도 쓸 수 없이 주저 앉는다

아아 아아아아 아 아아아아

아 아아아아아아 아 아아아아

달이 떠 있는 밤

여전히 찬 바람

별 의미 없는데

미소가 번진다

잔잔한 음성이

내게 들려온다

잘 모르겠지만

또 길을 걷는다

달이 필요한 밤

좀 찬바람

빛 한줄기 없이

캄캄한 밤

네가 흘리는 은은한 빛이

내 맘 어딘가를 채워주나 봐

내 모든 발걸음을 적신 감정들에 용기를 내본다

아아

텅 비어 있는 맘이 날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