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한 줌에 모래처럼 다 흘러가

한 숨에 철 없던 나의 그 때가

햇빛에 나는 몸이 더 말라가

배 밑에 숨어서 가는 항해가

아름다운 게 보여서 뒤로 물러나

잿빛에 몸을 그 때부터 였었나

난 다른 섬을 오게 된거 같았다

도망쳐 나온 그 때부터 였었나

싫어 하나 하나 전부 기억하기도

미워 하나 하나 전부 설명하기도

지워 하나 둘씩 나를 지워가기도

길어 이 밤이 난 오늘 없어질지도

아무도 몰라 서러운 걸 방에 숨겨놔

다물어 너의 소리가 난 달갑지 않아

가늘어 나의 냄새가 다 사라지는건

아물어도 난 다시 상처를 내겠지 또

안아 부둥켜 내 죄를 전부 밉지만

살아 어떻게든 끝을 볼 때까지만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을 봤지 난

사랑 처음 했던 것을 잊지 못해 난

한줌에 모래처럼 다 흘러가

한숨에 철없던 나의 그 때가

햇빛에 나는 몸이 더 말라가

배 밑에 숨어서 가는 항해가

아름다운 게 보여서 뒤로 물러나

잿빛에 몸을 그 때부터 였었나

난 다른 섬을 오게 된거 같았다

도망쳐 나온 그 때부터 였었나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