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치

생각에 잠겨 발을 딛다가

정신을 차려 여긴 어디쯤일까

두리번거리네

익숙한 동네 또 골목 간판들도

한 번쯤은 본 것 같은데

조용해지네 점점 길거리가

두 발을 멈춰 서서 한참을 바라보다

분명 지나쳐왔던 길인 것 같은데

낯설구나 모든 게 또 길을 잃어버렸다

아아아 괜찮은 줄 알았는데

계속 걷는단 게 생각보다 힘들구나

아아아 금방 갈 줄 알았는데

꽤나 헤매이고 맴돌기만 했었구나

다른 사람들은 잘 찾아가기만 하던데

이미 한참을 더 와버린 난 쉴 수도 없네

정말 아아아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아

바보처럼 길을 잃어버렸다

아이처럼 앉아 울상을 짓다가 다시

일어나야지 한숨을 쉬다가 두리번거리네

사람들 속에 또 온통 일렁이는

불빛들은 날 가두려 하네

어두워지네 점점 길거리가

두 발을 멈춰 서서 바닥을 내려보다

분명 지나쳐왔던 길인 것 같은데

낯설구나 모든 게 또 길을 잃어버렸다

아아아 괜찮은 줄 알았는데

계속 걷는단 게 생각보다 힘들구나

아아아 금방 갈 줄 알았는데

꽤나 헤매이고 맴돌기만 했었구나

다른 사람들은 잘 찾아가기만 하던데

이미 한참을 더 와버린 난 쉴 수도 없네

정말 아아아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아

바보처럼 길을 잃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