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Anna Prohaska와 바이올리니스트 Isabelle Faust는 타고난 음악가입니다. 넘치는 상상력과 호기심을 갖춘 이들은 친숙한 레퍼토리도 새롭고 생생한 연주로 만드는 재능을 가졌죠. 이들이 헝가리 작곡가 György Kurtág의 작품으로 만났습니다. 'Kafka-Fragmente'는 프란츠 카프카의 일기와 편지 등을 텍스트로 한 40개의 짧은 악장으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총 연주 시간은 40분가량이지만 그중 절반이 1분을 넘지 않습니다. 가장 필수적인 요소들로만 구성된 작품이죠. 모든 것이 그 순간에만 존재하듯,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놓치게 됩니다. Prohaska와 Faust는 민첩하게 이 작품을 구현합니다. 아찔한 테크닉으로 무장하고 곡마다 독창적인 소리 세계를 만들어 나가죠. 그중 8번 트랙 'Es zupfte mich jemand am Kleid'는 옷자락을 잡아당긴 사람을 뿌리치는 이야기인데, 13초 길이의 짧은 곡에서 고도의 절제미와 함축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카프카의 세계가 음악적으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궁금하다면, 이들의 재기 발랄한 연주에 귀 기울여보세요. 음악 감상의 색다른 재미와 신선한 충격을 선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