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 안드리스 넬손스
Ravel: The Piano Concertos
앨범 · 클래식 · 2025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10년. 뜻깊은 해를 맞이한 조성진이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작곡가의 피아노 전곡을 녹음하는 도전에 나섭니다. 그가 선택한 작곡가는 바로 탄생 150주년을 맞은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입니다. 1월 발매한 피아노 독주곡 전곡 앨범에 이어, 이제 두 개의 협주곡을 새롭게 선보이죠. 이번 음반을 위해 그는 라벨의 음악적 의도를 철저히 분석하며 정교한 해석을 완성했습니다.
"'피아노 협주곡 사장조(Piano Concerto in G Major)'와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Piano Concerto for the Left Hand)'은 매우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조성진이 Apple Music Classical에 말합니다. "라벨이 이 두 작품을 동시에 작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히 놀랍죠." 라벨은 미국 투어를 마친 후인 1929년에 두 협주곡을 작곡하기 시작했습니다. 조성진은 설명합니다. "'피아노 협주곡 사장조'는 전통적인 3악장 형식을 따르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반면,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은 하나의 긴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훨씬 더 강렬하고 극적이죠. 이 곡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오른팔을 잃은 피아니스트 파울 비트겐슈타인(Paul Wittgenstein)을 위해 작곡되었습니다."
조성진은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이 지닌 어둡고 내면적인 특징을 깊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앨범의 진정한 하이라이트는 그가 해석한 '피아노 협주곡 사장조'입니다. "제가 처음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사장조'를 접한 것은 2009년이었습니다. 이 곡은 오랜 시간 저와 함께 성장해 왔죠. 파리에서 유학하며 프랑스 작품들과 더욱 친숙해진 데다, 최근 라벨의 피아노 독주곡 전곡을 녹음했기에 라벨의 모든 것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조성진은 이번 협주곡 녹음을 함께한 오케스트라에 대해, 특히 '피아노 협주곡 사장조'에서의 협업을 두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Boston Symphony Orchestra)와의 작업은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이 곡은 재즈적 요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라벨이 거슈윈(Gershwin)의 'Rhapsody in Blue'에서 받은 인상이 이 곡에서 매우 뚜렷하게 드러나는데, 오케스트라와 함께 재즈 리듬과 블루스적인 요소들을 탐구하는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피아노 협주곡 사장조'의 느린 악장에서, 조성진은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목관이 펼치는 우아한 독주와 함께 시적인 황홀함을 표현합니다. 그는 일관되게 아름다운 피아노 음색을 들려주면서도, 가슴 저미는 깊은 감정 또한 드물게 나타내죠. 1악장에서는 라벨 오케스트라의 톡 쏘는 듯한 재즈적 질감 속을 유연하게 헤쳐 나가며, 전속력으로 휘몰아치는 마지막 악장에서는 눈부신 에너지와 생동감을 선보입니다.
이번 앨범에서 조성진과 협업해 빛나는 연주를 만들어낸 이는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Andris Nelsons)입니다. 그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 예리한 리듬감을 끌어냈죠. 조성진은 전합니다. "안드리스 넬손스와 작업하는 것은 언제나 큰 기쁨입니다. 무대에서 같이 연주할 때, 그의 자연스러운 음악성과 즉흥적인 해석 덕분에 저는 완전히 자유롭게 공연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