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 Hoshino
Gen
앨범 · 얼터너티브 · 2025
"저 자신을 꼭 닮은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호시노 겐(Gen Hoshino)이 정규 6집 'Gen'에 대해 Apple Music에 말합니다. 일본 외 국가의 리스너라면, 인기 애니메이션 '스파이 패밀리' 시즌 1의 엔딩곡으로 사용된 2022년 싱글 'Comedy'를 통해 호시노를 처음 알게 된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이 곡은 'POP VIRUS' (2018) 이후 6년 5개월 만에 발매된 이번 정규작 'Gen'에도 수록되었습니다.
앨범의 문을 여는 노래는 2021년 싱글로 먼저 발표한 'Create'입니다. 호시노는 이 곡이 자신의 사고방식을 크게 바꿨다고 말합니다. "음악을 오래 하다 보면 점차 작곡 공식 같은 게 생겨나고, 어느새 무의식적으로 그걸 따르게 돼버려요. 그렇지만 'Create'를 만들면서 이게 좋은지 나쁜지, 혹은 어떤 부분이 흥미로운지 등에 대한 모든 판단을 오직 저 혼자서 해보기로 결심했죠. 그때부터 송라이팅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즈음부터 제작 환경에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원래는 혼자 기타 치고 흥얼거리면서 노래를 쓰고, 그걸 편곡하는 방식이었는데, 팬데믹을 계기로 혼자서 키보드를 사용해 미디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습니다. 밴드 멤버들이 연주한 음원을 소프트웨어에 입력하고, 혼자 편집하고 믹싱할 수 있게 되었죠. 덕분에 제 안의 음악적 비전을 빠짐없이 표현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번 앨범에는 전문 스튜디오뿐만 아니라 홈 스튜디오에서 동료들과 녹음한 세션 음원, 호시노 자신의 방에서 녹음한 소리도 들어 있습니다. 때로는 소절마다 각기 다른 시기에 녹음한 음원들을 뒤섞어 편집하는 방식도 시도했죠. 그는 말합니다. "깨끗한 소리든, 거친 소리든, 옛날 소리든, 지금 소리든 전부 동등하다는 테마 아래, 다채로운 소리들이 무질서하게 늘어선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어쨌든 여기엔 오직 제가 좋아하는 소리만 담겨있습니다."
'Gen'에 수록된 16곡에는 Louis Cole, Camilo, Cordae, 이영지 등 다채로운 피처링 아티스트, 그리고 일본 및 해외 뮤지션들이 참여했습니다. 일부 곡에서는 여러 언어로 된 노래를 겹쳐 부르는 신선한 방식을 도입하는 등, 제약 없이 자신만의 음악을 추구하는 호시노의 태도가 분명하게 느껴지는 앨범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앨범 제목에 대해 호시노는 "별생각 없이 지었다"라고 웃으며 말합니다. "제가 좋다고 생각하는 음악을 계속 만들다 보니 앨범이 어느새 저 자신을 그대로 옮긴 듯한 작품이 됐네요. 영어로는 '젠'으로 읽으니까, 여러모로 다양한 의미가 있는 단어예요. 그래서 첫인상부터 가장 좋다고 생각한 'Gen'으로 결정했어요." 이러한 본능적 판단이 보여주는 것처럼, 'Gen'에서 그는 더욱 자유롭게 음악을 가지고 놉니다. 이제 아래에서, 호시노가 직접 앨범 주요 수록곡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전합니다.
Create
"2021년에 발표한 버전이랑 조금 다른 형태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원곡은 바로 보컬로 시작하지만, 이번에는 악기 연주로 시작해 보고 싶어서 메인 멜로디를 직접 연주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 스튜디오에서 신시사이저를 쳤는데, 여러 가지 멜로디가 끝없이 샘솟아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결국 전혀 다른 형태로 다시 태어난 이 노래를 앨범 첫 곡으로 해야겠다 싶었죠."
Mad Hope (feat. Louis Cole, Sam Gendel, Sam Wilkes)
"곡을 만드는 방식을 바꾼 뒤로는 연기를 할 때도, 책을 쓸 때도, 어떤 상황에서든 계속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Louis Cole이 드럼 연주를 해줬으면 싶은 곡이 하나 생겼어요. 그래서 데모를 보낸 뒤, '제가 만든 것과 똑같이 해도 좋고, 편곡을 해도 괜찮고, 원하는 대로 해주세요'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Louis가 진짜 끝내주는 사운드를 넣어서 보내주더라고요. 그걸 받고 나니까, 점점 더 추가하고 싶은 요소가 생겨났어요. 그래서 로스앤젤레스에 갔을 때 Louis의 집에 방문했고, 그가 추가로 드럼을 더 넣어줬죠."
Glitch
"무질서하게 늘어선 소리라는 테마를 상징하는 곡입니다. 'Create'와 비슷한 시기에 밴드 세션에서 녹음한 음원을 중심으로 5년에 걸쳐서 조금씩 만들어 나갔어요. 프리 프로덕션 데모가 정말 마음에 들어서 재녹음하지 않고 그대로 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Louis Cole의 드럼과 제가 소프트 신스로 연주한 사운드 등을 뒤죽박죽 섞어서 편집했어요. 베이스의 경우, 하마 오카모토(HAMA OKAMOTO)가 5년 전에 연주한 것과 2025년 현재의 음원을 소절마다 뒤바꿔 넣은 부분도 있어요. 맨 처음에 들리는 소리는 빈티지 Mac인 Macintosh Quadra의 부팅음이에요. 초등학교 시절부터 계속 Quadra를 갖고 싶었는데, 그로부터 30년 넘게 지나서야 드디어 손에 넣었네요."
2 (feat. Lee Youngji)
"가사와 소리 사이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고 싶어서, 지난 5년간 계속 도전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제가 서구 음악을 들을 때, 의미를 한 번에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여기는 반드시 이 단어가 들어가야만 하는구나' 싶은 느낌이 들 때가 있거든요. 저도 그런 느낌이 드는 가사를 쓰고 싶었습니다. 이 곡에 참여해 주신 이영지 씨가 이런 제 생각을 잘 헤아려 줬는데,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일본어로도 랩을 하고 싶다'라면서 한국어, 일본어, 영어, 이렇게 세 가지 언어로 가사를 써 줬습니다. 정말 감동이었어요."
Memories (feat. UMI, Camilo)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로 된 노래를 동시에 겹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당시, 엄청 좋은 게 나올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서로 다른 언어가 동시에 들리면 완전 혼란스럽겠죠. 아마 일반적인 곡 작업 이론으로는 하면 안 되는 일이겠지만, 이 멜로디라면 괜찮을 거라 믿었습니다. Camilo와 UMI는 각자 멀리 떨어져서 살고 있지만, 마음은 서로 이어져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그런 거리 감각이 곡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아요."
Sayonara
"지금까지 이 정도의 저음으로 노래를 부른 건 아마 처음인 것 같네요.(웃음) 제 방 컴퓨터 앞에서 노래 부르다 보면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작아지고, 음역도 낮아집니다. 그것도 신선하고 괜찮다고 생각해서 마음 가는 대로 곡을 만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성가대 같은 코러스도 자연스레 나왔고요. 예전에는 감정을 과하게 넣어서 노래하면 안 된다는 강박이 제 안에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저 좋다고 생각하는 느낌대로 노래하고 싶었어요."
I Wanna Be Your Ghost
"아날로그 신시사이저에 푹 빠져서 빈티지부터 최신 모델까지 잔뜩 모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슨 아날로그 신스 대잔치 같은 곡이 나오게 됐네요. (웃음) 아날로그 신시사이저는 다루기 어려운 물건이지만, 직접 만지다 보면 그 원리를 이해하게 되면서 엄청나게 빠져들게 돼요. 그중에서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만들어진 신시사이저의 소리를 정말 좋아합니다. 불안정한 아날로그 사운드를 어떻게든 안정시키려고 한 제작자의 의도가 느껴지거든요. 실제 악기 소리를 지향하지만, 역시 전혀 다른 소리가 나죠. 하지만 그게 하나의 독자적인 사운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봤던 닌텐도 패미컴의 도트 이미지가 생각나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유일무이한 매력이 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