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이고르 레비트(Igor Levit)의 'Life'와 'Encounter'는 삶을 관통하는 주제를 담아내며, 음악을 동떨어진 예술이 아닌 우리 삶의 일부로 적극 포용하는 그의 시각을 잘 보여주는 앨범입니다. 그의 진가가 더욱 여실히 드러난 계기는 코로나 팬데믹이었습니다. 이고르 레비트는 팬데믹으로 취소된 연주를 대신해 자택 거실에서 하우스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3개월 동안 거의 매일 쉬지 않고 온라인으로 청중들을 만난 이 이벤트에서 그는 베토벤(Beethoven), 바흐(Bach), Billy Joel까지 다양한 음악을 전 세계에 전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질병과 고통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 음악의 역할을 다시 정의한 것이죠.
1987년 러시아에서 출생해 여덟 살에 독일로 이주한 그의 이런 도전 의식은 베토벤 후기 소나타로 구성한 첫 독집에서부터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레비트의 시선은 과거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그는 인간의 본질을 탐색하고, 사회 활동에 목소리를 내는 진취성을 발휘하죠. 늘 현재를 바라보는 그의 이런 특성은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프레데릭 제프스키(Frederic Rzewski)가 추구하는 바와도 비슷했습니다. 두 사람은 49세라는 나이 차에 개의치 않고 우정을 나눴습니다. 제프스키가 작곡한 'The People United Will Never Be Defeated!'는 레비트에게 중요한 앨범이 되었죠. 또한 제프스키는 'Ages'라는 기나긴 작품을 레비트에게 헌정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