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세월을 머금은 악기에는 새것엔 없는 깊이와 중후함이 있다. 그 맛을 가장 잘 이끌어내는 연주자가 바로 건반악기의 대가 톤 쿠프만이다. 바로크 음악의 최고 권위자인 그는 오르간 및 하프시코드 주자로, 또 지휘자로 활약하며 고음악의 부흥을 위해 한평생을 바쳐왔다. 새로운 해석을 주입하기보다 정확하고 철저한 연구를 통해 본래의 것을 온전히 복원하는 데 중점을 두는 정통파로, 특히 바흐와 북스테후데 연구에 있어서는 감히 따를 자가 없을 정도다. 오래된 것의 가치를 증명하는 쿠프만의 걸작들을 감상하며 풍부하고 아름다운 감동을 만끽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