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서는 법

밖에 나가 풀냄새를 맡아보아요

바람이랑 달리기를 해도 좋구요

두 다리가 사라질 듯 빨리 달리면

숨이 차오르고 막힌 가슴 뻥 뚫릴걸요

혼자서도 노는 법을 배워 갈 나이

햇빛 아래 혼자 크는 나무들처럼

황무지를 쏘다니며 하늘을 보고

어린 조랑말을 친구 삼는 아이들처럼

조랑말이 있어?

디콘은 황무지에서 조랑말도 친구 삼고, 새도 막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그래요

디콘이 누군데?

아가씨 또래인 제 동생이요

왠종일 나다니며 동물과 친구하죠

여우나 다람쥐나 동물들은 다 좋다고 따라다녀요

따뜻한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봐요

이 동네 아이들은 하루 종일 황무지가 놀이터죠

드높은 파란 하늘길 잃은 조랑말과

이제 곧 봄이 오면 만발하는 히스꽃과 가시금작화

친구가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일단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봐야 알 수 있죠

혼자서도 노는 법을 배워봐요

처음에는 어색하고 심심해도

깨닫게 될 거예요 결국에는

혼자서 외롭지 않는 법

자 이제 나가요

시커먼 옷 대신 새 옷 입고

방 안에 있어봤자

지나갈 우울한 하루뿐

저 길을 따라가요

정원에 재밌는 비밀 찾아

혼자서 노는 법을

배우는 시간을 보내요

혼자서도 노는 법을 배워갈 나이

햇빛 아래 혼자 크는 나무들처럼

언제까지 누군가가 쫓아다니며

모두 챙겨줄 순 없어지는

그런 나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