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y
1986년 2월 세상아
떠나가라 울어대며
태어난 아이 눈에
보이는 NOISE
네 살 터울의 누이와
주름진 외할머니
평범한 부모님과
더욱 더 평범한 생활환경
조그만 단칸방에 놓인
나무 침대 위에
그리던 동화책 속
세상은 지금과는 다른데
아버지의 BIKE 뒤에
그 큰 등에 기대
아침 또 저녁에
어머니의 가슴속에 살아
여전히 그곳에
국민학교 중학교 시간은
가 걱정 말라고
변하지 마 친구들은
그들을 조르는 어른이
되기를 바라진 않았지만
시간은 더 빨리 가
어느새 또 흘러가 아무도 모르게
어제 본 어른의 모습을 하고서
첫사랑과의 SEX
전역 후엔 YES MAN
몇 명의 여자와
몇 번의 이별 몇 번의 꿈
빈 주머니 속에 그를 가둬
둔 채로 어린아이처럼
계속 시를 써 그리움
속에서 검은 피로써
벌써 서른째 페이지를
찢어 버리고 나서야
그는 길을 잃은
일을 인지했지 힘을 뺏지
꿈속에는 수 많은 사람
그를 위해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잠을 깨면
현실이라는 추
무게를 견디려는 듯
달은 더 높게 떠 계속 더 멀어져
동떨어져 뻔해져 버려져
고집인지 아집인지 죽은 현실
부정하는 게 당연해질 때
그를 비추는 거울 부모님들의 노을
붉어지는 눈시울과
지독히 고요해져버린 이름만
자장자장 우리 아가
나를 위해서 더 불러줘
자장자장 우리 아가
잠이 들게 좀 더 불러줘
모든 게 꿈 눈앞에 펼쳐진
팔십 년대 풍경
작은 방과 작은 옷 작은 손과
아직 살아계시는 할머니
현실은 끈처럼 이어져 있어
어느 작은 아이의 이야기처럼
잃어버린 듯 잃어버릴 듯
시작된 86년 2월
평범함 삶 어쩌면
다를지도 모르는 현실에서
편지를 써 너무나도
절실해서 필요한 신의 손
그저 그런 삶과 조각이나
잃어버린 감각
그래나는 어떤 삶을 살았고
너는 어떤 삶을 살았어
잊혀 저도 비춰 저 비록
기록되지 않아도 잃어버려도
네가 기억하는 순간
내가 기억하는 순간
삶은 반복되고 연속 돼
네가 불속에서 잠들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