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y
가끔 바람이나 불고
구름이나 안부를 묻고 가는
한적한 산촌에서
겨울 눈빛 마주친 하늘을 봅니다
구름도 달도 쉬어가는 골짜기마다
척박한 땅을 일구며 살아가는 곳에도
사부작사부작 손님이 옵니다
먼 산 잿빛 구름이
불그스름하게 물들다
무채색에 잠겨 들더니
장막을 드리우면서 산촌에
송이송이 눈 모자 쓰고서 옵니다
가을 갈무리가 끝나기 무섭게
익숙한 적막에 묻혀
백설이 사복이
한 폭 두 폭 수묵화를 그리며
눈을 타고 온 산촌의 겨울
아련한 엄마의 품 같은 설봉을 봅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뒤덮인 날
당신과 함께했던 모든 날이
이제야 행복이었음을 알고
산까치만 날아간
어머님 가신 길 위만 바라봅니다
Written by: 안현민, 허신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