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y Autumn

멍이 든 내 발 밑에 

 파란 장미들로 가득한 

 미로 위를 혼자 걸어가다가

 잠결에 그려봤던 밤하늘에 

 선명하던 네 모습 뒤로 

 별들이 흐른다

 굳게 닫힌 창문을 

 내가 잠이 들던 새벽에 

 흔적 없는 그림을 그려놓고

 마저 못한 인사를 

 내 어깨를 잔뜩 적시고 갔던 

 너의 눈물처럼

 단 하루의 약속된 꿈이 

 끝내 이루어져갈때

 마른 비가 쏟아지던 날 이 밤

 널 사랑한다 너무 보고싶다 

 널 기다리다 잠이 든 이곳에 

 내가 할 수 있는건 

 볼품없는 우주 속에서 

 보랏빛의 하늘을 네게 주는걸

 길고 긴 잠에서 일어나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서늘한 바람의 소리에 놀라

 콧등위에 너는 뚝뚝뚝 

 수북하게 쌓여버린 

 너의 편지에 손을 맞대보다

 단 하루의 약속된 꿈이 

 끝내 이루어져갈때

 마른 비가 쏟아지던 날 이 밤

 널 사랑한다 너무 보고싶다 

 널 기다리다 잠이 든 이곳에 

 내가 할 수 있는건 

 볼품없는 우주 속에서 

 보랏빛의 하늘을 네게 주는걸

 널 사랑한다 너무 보고싶다

 널 기다리다 잠이 든 이곳에 

 내가 알 수 있는건 

 아무도 없는 우주 속에서 

 보랏빛의 하늘을 네게 주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