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밤, 거북한 밤

버려진 혹성같이

아무도 없는 도시

적막이 나뒹구는 이 거리에

두 네온사인이 반짝인다

오랜 세월 서로 마주 보며

긴 외로움을 달랜 둘

둘만 허락된 이 고독에서

사랑은 영원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하늘에서 눈이 내려오네요

나는 그저 하얀 눈 위를 그대와

걷고 싶은데

모두 떠나가도 넌 늘

외로움 몰래 날 지켜주었네

닿지 않아도 느껴져 너의 감촉

늘 따스한 너 외에는 사라져도 돼

반짝이는 하얀 밤 눈꽃들이 어둠을 밝히죠

(우리 둘뿐이어도)

둘이 마주한 시선 외엔 춤추는 눈보라뿐이죠

(이 적막 속에)

캄캄한 밤 둘만의 밤

적막 속에 입술 맞추고 싶어

저 멀리서 달은 우리 주위를

밝게 비춰 서성이네요

반짝이는 하얀 밤 눈꽃들이 어둠을 밝히죠

(우리 둘뿐이어도)

둘이 마주한 시선 외엔 춤추는 눈보라뿐이죠

(고요한 밤 거룩한 밤에)

가끔 눈을 떠보면

(잔혹한 진실 마주하며 절망하네)

난 다시 혼자서 외로움에

(둘러싸여 노래하네 미쳐가네)

고독한 밤 거북한 밤

(반짝이는 하얀 밤 내 눈물이 어둠에 젖으면)

그대는 없죠

너의 따스한 눈빛을 난 오랫동안 기억할게요

우리 둘은 영원해

버려진 혹성같이

아무도 없는 도시

오랫동안 네온사인은

거울에 비친 자신을 사랑했다

환상의 조각들은

그에게 사랑으로 보였고

오늘도 거울 앞에서

희미한 웃음을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