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산타는 물류창고에서 당일 배송을 위해
하루 종일 까대기를 하느라 끙끙 앓다가
루돌프가 내밀어 준 굳은살이 밴 손을 잡고서
공공운수노조 집회에 함께 나갔다
부처는 이주노동자들과 비건 식당에서
자비를 뒤집으면 비자라고 풍자를 했고
마리아는 사람들에게 아빠가 없이도
아이를 낳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평강공주는 온달과 학벌주의 폐지를 외치고
콩쥐는 두꺼비를 사지 않고 입양했다
예수는 절대 바게트가 아닌 빵을 잔뜩 사서
이태원과 홍대와 종로에서 나눠 주었고
가사노동에 지친 신데렐라 응원봉을 든 요정을 만나서
가부장제 철폐를 외치고 자취를 시작했다
피터팬이 도와줬다
공자는 전을 부치다가 기름이 수염에 튀자
가스 불을 끄고 말했다. 이제 좀 그만하면 안 될까?
두통이 지속된 손오공의 산재처리를 위해
먹지 마세요 피켓을 든 저팔계가 동행을 했고
트랙터를 탄 견우와 미싱 돌리는 직녀
함께 노래를 불렀다 사랑해널이느낌이대로
트랙터를 탄 직녀와 미싱 돌리는 견우
까치와 까마귀를 밟지 않아도
집회에 가면 만날 수 있었다.
Written by: 신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