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적 없던 사람

처음부터

다정한 사람은 아니었지

말투가 차갑다기보단

그냥 늘 좀 건조했어

근데 그때는 내가

그걸 다정함으로 착각했더라

아무 말도 안 했던 걸

배려라고 믿었던 거지

보고 싶단 말도

늘 내가 먼저 했고

생각보다

네 얘기를 듣는 일은

별로 없었더라

다정한 적 없던 사람한테

다정함을 느끼고 있었네

바람도 기대도 아닌데

그게 뭐였을까

사랑했던 건 맞지만

사랑받은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

지금 와서야

그게 보여

기념일도

내가 먼저 챙겼고

서운한 건

말 안 해도 알아줄 줄 알았는데

그냥 모르고 넘어갔겠지

아니면 알고도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고

네 친구들 앞에서

우리 사이 티내지 않더니 그땐

그런 게 다 별거 아닌 줄 알았는데

쑥스러워서 그런건줄 알았지

다정한 적 없던 사람한테

다정함을 느끼고 있었네

바람도 기대도 아닌데

그게 뭐였을까

사랑했던 건 맞지만

사랑받은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

지금 와서야

그게 보여

사랑은 다 그렇다는 말로

넘겼던 감정들이

이제 와서 하나하나

다 설명이 돼

그때 왜 외로웠는지

그때 왜 자꾸 서러웠는지

다정한 적 없던 사람한테

괜히 다정하게 굴었네

받을 줄 모르는 사람한텐

주는 것도 상처였더라

사랑했던 건 맞지만

사랑받은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

지금 와서야

그게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