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ra
“다들 모였구나. 그래, 며느리들아. 몇 해 전에 내가 나눠 준 좁쌀을 기억하지?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니 귀하게 쓰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느냐? 그래, 그 좁쌀을 어떻게 썼는지 말 좀 해 보아라.”
촐랑촐랑 맏며느리가 대답했어.
“차암, 아버님도! 그게 언제 적 일인데 그 좁쌀을 찾으세요? 겨우 좁쌀 한 톨이라 가다가 길바닥에 휘익 던졌지요.”
맏며느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깔깔 웃었어.
할아버지는 돌아앉아 휴우, 한숨을 푹 내쉬었지.
“아니, 형님! 그 아까운 걸 그냥 길바닥에 던졌다고요? 아버님, 전 귀한 좁쌀이라 하셔서 꼭꼭 씹어 먹었답니다.”
까불까불 둘째 며느리가 몸을 흔들흔들 하면서 말했어.
할아버지는 아까보다 더 크게 휴유우, 한숨을 푸욱 내쉬었지.
지혜로운 막내며느리는 땅문서를 내놓았어.
“여기 아버님이 주신 귀한 좁쌀로 모은 재산입니다.”
할아버지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어.
막내며느리는 좁쌀 한 톨이 어떻게 기름진 논으로 바뀌었는지 차근차근 이야기를 시작했어.
“아버님께서 주신 좁쌀 한 톨로 참새를 잡아 이웃집 달걀과 바꾸었지요. 달걀은 병아리가 되고, 병아리는 암탉이 되고, 그 암탉을 돼지로, 돼지는 송아지로, 송아지를 튼튼한 황소로 키워 결국에는 황소를 팔아 논을 샀답니다.”
“옳거니! 우리 집 살림꾼이 바로 너로구나! 이제 우리 집 재산은 모두 막내며느리에게 맡기겠다. 막내며느리야, 네가 가장 큰 재산이로구나. 얼씨구, 좋다, 좋아! 우리 막내 며느리가 최고로구나.”
할아버지는 어깨를 들썩들썩하며 덩실덩실 춤까지 추었어.
막내며느리는 집안 살림을 잘 꾸려 나갔어.
좁쌀 한 톨로 논을 몇 마지기나 마련한 솜씨이니, 집안 살림을 잘 키웠을 거라는 건 눈에 보듯 훤하지?
맏며느리, 둘째 며느리도 막내며느리를 본받아 알뜰살뜰 살림을 꾸렸단다. 아들 삼 형제도 더 이상 게으름 피우지 않고 부지런한 일꾼이 되었지.
부자 할아버지는 점점 더 큰 부자가 되었어. 부자 할아버지는 자식들과 함께 가난한 이웃들도 많이 도와주었지. 이 집은 마을 사람들의 칭찬을 들으며 마을의 가장 큰 자랑거리가 되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