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_신바람 난 월매 (어디가야 여기 있다)

[아니리]

그때여 춘향 모친은 춘향이가 살어난 줄을 벌써 들어 알었건만, 어제 저녁에 어사또에게 헌 가늠이 있어라고 선뜻 들어가지 못허고 저 삼문 밖에서 어정거릴 제, 춘향이가 어머니 찾는 소리를 듣더니 기고만장으로 들어가는디,

[중중모리]

“어디 가야, 여기 있다. 도사령아, 큰 문 잡어라. 어사 장모님 행차헌다. 요새도 삼문간이 이리 억세냐?”

우루루루 들어 갈터이나 어제 저녁에 어사또 전에 괄시를 너무 허여놓니, 예의염치가 없어라고 동헌 마당에서 발명헌다.

“얼씨구나, 우리 사위. 풍신이 저렇거든 만고 충신이 안될까? 여보시오, 어사 사위. 남원에 월매 월매 내 눈치 뉘 눈치라고 어산줄을 내 모를까? 천기누설을 안 허려고 너무 괄시를 허였더니 속 모르고 노여웠지? 얼씨구나, 내 딸이야. 우에서 부신 물이 발치까지 내린다고 내 속으서 너 낳았거든 만고 열녀가 안 될까? 빙설옥결 열녀춘향 천인 되기가 장관, 나의 장관 겹쳐 장관 아주 장관 영 장관. 절로 늙은 고목 끝에 시절연화가 피었네.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어느 바람이 불었는가, 수수에 광풍 적벽강 동남풍인가? 좋은 바람이 불었으니 설치 풀이도 허여 보고 남의 신세도 갚어보세. 지금 이방 양 이방 인심도 거룩허지. 내 딸 춘향 갇혔을 제, 쌀 한 섬 돈 닷냥 고기 닷근을 보내주고, 인정 많은 수형방, 내 딸 춘향 갇혔을 제 칼 씌우지를 말라고 누누 사정허여도, 대방 사령 도사령놈 매질도 몹시 허고 칼씬 적도 야속터니, 네 이놈 먼저 죽어봐라. 남원부중 사람들 아들 낳기 원을 말고 춘향 같은 딸을 낳아 서울 사위를 삼어두소.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예방공인 삼현 들여라. 이런 경사에 춤 안 추고 어느 때에 춤추랴? 이 궁뎅이를 두었다가 논을 살까, 밭을 살까? 흔들대로만 흔들어보세.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얼씨구나 아,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얼씨구나 절씨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