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뒷풀이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 잊었구나

기역 니은 디귿 리을

기역자로 집을 짓고

지긋지긋이 사쟀더니

가이 없는 이내 몸이

그지 없이도 되었구나

고생하던 우리 낭군

구간하기가 짝이 없구나

나귀 등에 솔질을 하여

송금안장을 지어놓고 팔도강산 유람을 할까

노세 노세 젊어 놀아

늙어지면은 못 노나니

다닥다닥 붙었던 정이

그지없이도 떨어를 졌네

도중에 늙은 몸이

다시 갱소년 어려워라

날어가는 원앙새야

널과 날과 짝을 짓잖다

노류장화는 인개가절인데

처처에 있건마는

마자마자 마쟀더니

님의 생각을 또 하는구나

모지도다 모지도다

우리 낭군이 모지도다

밥을 먹다 돌아다보니

님이 없어서 못 먹겠구나

보고지고 보고지고

님의 얼굴이 보고만 지고

사자사자 굳은 언약

언약이 지중치 못 하였구나

소슬단풍 찬 바람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야

아예 덤썩 잡았던 손목

어이 없이도 놓쳤구나

오동추야 긴긴밤에

기다리기도 하였노라

자로종종 오시든 님인데

어이 그리도 못 오시나

조별낭군은 내 낭군인데

한 번 가시고 날 아니 찾나

차라리 몰랐더라면

니가 뉜 줄을 몰랐을것을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 잊었구나

미음 비읍 시읏 이응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 잊었구나

지읒 치읓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