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vi

한 개를 던져 안될 걸 알면서

넣기도 어려워 들어가도 만약

이뤄질까란 의문도

잠시 1분의 위안거리

1분도 지나지 않아서 쉽게 잊어버릴

것들에 의지해야 할

만큼 간절한 상태

혹은 이렇게라도 해야만

하는 나약한 상태

그 사이 어디쯤에서

홀로 외로이 줄타기

여기 쌓인 동전들이 날 보며 말하길

너만 힘든 거

아니래 그러니까 다시 힘내

라는 말은 전혀

내게 위안이 되지를 않네

오락실에서 다 써버린 동전이 아쉬워

다시 옆에 있는 너에게

동전을 빌려 하나를 던져

내 소원이 뭐였지

모르겠고 일단 던지고 봐야지

이렇게라도 마음이 편해진다면

동전은 값어치를 한 거지

이렇게라도 해야 할

내 꿈의 값어치는 얼만지

무게 한 개 더 한 개 더

정비례 한 개 더 한 개 더

동전 한 개만 더 빌려줘

내 소원의 값을 치를 수 있게

동전 한 개를 더 던져

내 꿈이 이뤄질 수 있게

동전 하나면 되겠어라는 너의 말에

예쁜 분수대의 물결을 일으킨

동전에 묻은 나의 손때

가 되려 물에 씻기고

조명을 받아 빛나고 있어 정말

우리도 시간이

지나면 저처럼 반짝일까

아님 쟤처럼 그저 하나의 푼돈일까

끝을 모르고 달리는 청춘의 질주

애초에 이 길로

들어섰던 게 지난날의 실수

란 생각이 안 나게끔

난 매 순간을 집중

푼돈을 던지고 기적을 바란

이기적인 청춘 중 하나 허나

내겐 이 푼돈이

전부야 다시 분수대에 던져

혹시 누가 알아 이러고

내일 아침에는 기적이 찾아올지

이렇게 날린 돈이 얼마인지

몰라도 어차피 동전은 푼돈이니

무게 한 개 더 한 개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