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아저씨

매일 똑같은 거리를 지나고

수백 명의 사람이 나를 지나쳐가도

머리는 온통 거리처럼 꽉 막혀도

언제나 웃는 미소로 사람들을 반겨

마치 내 하루 같아 내가 가는 길은

매일 똑같이 빙글빙글 반복되니까

마치 내 인생 같아 내가 하는 일은

많은 사람이 왔다가도 혼자 남으니까

항상 똑같은 자리에 앉아 하루가 가

각자 다른 사정이 있는 많은 사람들과

나를 괴롭히는 사람도

웃게 만든 사람도 전부 다 지나가는 거야

가끔 너무 지치고 힘들 땐 소주에 기대

가족들한텐 힘든 티 안 내고 "내게 기대"

가끔은 나보다 더 큰 이 차가 조금 무서워도 다 지나가는 거야

매일 똑같은 거리를 지나면

똑같은 학생이 웃으며 인사를 하고

아기가 엄마 손 꽉 잡고 타는 걸 보면

함박웃음으로 답하며 운전대를 잡아

가끔은 모르는 아저씨가 나를 괴롭혀 나쁜 말을 내게 내뱉지만

그것 따위로 내 하루를 망치기엔 너무 예쁜 하늘이었고

이어폰과 창문에 의지해

하루를 위로받는 사람을 위해

오늘도 내 하루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 모두를 위해

항상 똑같은 자리에 앉아 하루가 가

각자 다른 사정이 있는 많은 사람들과

나를 괴롭히는 사람도

웃게 만든 사람도 전부 다 지나가는 거야

가끔 너무 지치고 힘들 땐 소주에 기대

가족들한텐 힘든 티 안 내고 "내게 기대"

가끔은 나보다 더 큰 이 차가 조금 무서워도 다 지나가는 거야

모두가 힘들지 않냐 해도

전부 이겨냈던 거니까

또다시 끝없는 길 위에 서

눈이 와도 비가 와도 오는 너의 아침을 위해

모든 게 끝나고 돌아올 너의 밤을 위해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이 차가 네겐 작은 위로가 돼주기를

매일 똑같은 거리를 지나고

수백 명의 사람이 나를 지나쳐가도

머리는 온통 거리처럼 꽉 막혀도

언제나 웃는 미소로 사람들을 반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