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 한 조각

처음엔 몰랐어

스치듯 머문 네 하루가

내 마음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는 걸

말 없이 다가온 너는

잔잔한 미소 하나로

내 모든 순간에

숨결처럼 번졌어

무심히 지나온 계절 끝자락에

빛도 없이 서 있던 너

마침내 눈부신 너로 피어나

내 안의 어둠을 지웠어

수천 겹 시간 속

옥돌처럼 조용히 감춰졌던 너

세상 어디에도 없던 그 눈빛

그렇게 내 마음에 남은 온기 한 조각

네 웃음 한 조각이면

세상이 멜로디가 돼

비가 마음을 덮어도

너 하나면 충분해

되돌아본 모든 날들이

사실은 널 향해 놓인 길이었다는 걸

두 손 꼭 잡은 우리

우리라는 이름으로 나아가

옥돌 속에서 반짝인 너

마침내 내가 알아본 그 순간

이름조차 아까운 사람

그게 바로 나만의 너야

수천 겹 시간 속

옥돌처럼 조용히 감춰졌던 너

세상 어디에도 없던 그 눈빛

그렇게 내 마음에 남은 온기 한 조각

아무 말 없어도

그 온기 하나면 난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