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훗날 우리

받는 이 없는 마음을 들고 멍하니 난

한참 동안 별말 없이 맴돌다가

혹시나 너와 먼 훗날 너와

어긋난다면 멀어진다면

내가 할 수 있던 건 그리 많지 않았지

어설피 건넨

뻔한 인사말 뒤에

숨어 버리고 말았는데

그럴 수 없던 건 지난 아픔 탓이었지

가끔은 나도

뭔지 모를 용기에

말하고 싶었는데

그땐

뭐 이리 어색했는지

망설이다 달아나다

엇갈렸나

우린

얼마큼 남았었는지

재어보다 기대하다

멀어진다

그럴 수 없던 건 괜한 상상 탓이었지

가끔은 나도

알 수 없는 용기에

말하고 싶었는데

들을 수 있던 건 흐른 시간 탓이었지

사실은 너는

나를 보고 싶다고

말하고 있었는데

그땐

뭐 이리 겁이 났는지

망설이다 달아나다

엇갈렸나

우린

얼마큼 남았었는지

재어보다 기대하다

멀어진다

있잖아 알잖아 때가 맞아야 하는 거더라고

어설퍼도 난 다가갈까 돌아갈까

그땐

뭐 이리 겁이 났는지

망설이다 달아나다

엇갈렸나

우린

얼마큼 남았었는지

주저하다 물러서다

재보다가 멀어진다

너만 보고 갔으면 닿았을 텐데

너만 보고 갔으면 닿았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