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할 수 있을까

자유의 새가 되고 광야를 달리는 세찬 바람이 되고

대지로 스며 역사의 꽃이 되고 푸르른 신념의 나무되고

어둔 세상의 별이 되고 해방의 불꽃이 장작이 들불이 되고

흘러 흘러 바다가 된 이들을 오랫동안 노래했네

늦게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세상 모든 소리가

남지 않고 사라진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새로운 세대들이 자신의 소리를 한껏 낼 수 있게

조용히 여백에 스며드는 일 백지로 남은 혁명

노래,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