गाने
옛날 어느 마을에 부자 할아버지가 살았어.
“이 마을에서 나보다 땅이 많은 사람이 있나?”
“없지요. 영감님이 돈도 제일 많고, 저기 마당에 있는 커다란 광에도 쌀이 넘쳐나고 있잖아요.”
“허허허. 그렇군. 어렸을 때 그렇게 가난했는데 드디어 한을 푸는구먼.”
“영감님이 부지런히 일해 재산을 모으고 요리조리 머리 써서 재산을 펑펑 불린 걸 이 마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요.”
“허허. 부지런한 몸과 지혜로운 머리가 진짜 내 재산이지!”
그런데 이 할아버지는 늘 근심이 있었어.
“내가 죽으면 아들들이 재산을 까먹지 않을까 걱정이야. 걱정! 아들이 셋이나 있지만, 어휴. 모두 미덥지가 않아.”
할아버지한테는 삼 형제가 있었어.
“바람이 아주 시원한 것이 낮잠 자기 딱 좋은 날씨야.”
“형님, 저기 계곡에 가서 발이나 담급시다. 거기 가서 한 숨 자도 좋지요.”
“형님들 우리 내기 장기나 한 판 둘까요?”
삼 형제는 모두 착하기는 하지만 워낙 놀기 좋아하고 머리 쓰는 일을 싫어했어.
‘저 애들을 두고 눈을 감을 생각을 하면…… 어이구.’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옳거니! 아들들이 모자란다면 며느리들이 있잖아. 어차피 살림을 맡는 건 며느리니까! 세 명의 며느리 가운데 재산을 잘 지킬 뿐만 아니라 펑펑 불릴 며느리를 찾아야겠어.’
할아버지는 신이 나서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며 어깨까지 들썩들썩 했지.
다음 날, 할아버지는 세 며느리를 불러서 좁쌀을 한 톨씩 나누어 주었어.
“에헴! 이 좁쌀은 보통 좁쌀이 아니니라. 세상에서 가장 귀한 좁쌀이니라. 이리저리 살펴본 후, 어찌 쓸 것인지 생각해서 귀하게 쓰도록 해라.”
할아버지는 슬쩍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느라 곰방대를 탁탁 두드리며 말했어.
며느리들은 공손히 좁쌀을 받았어. 그러고는 각자 집으로 돌아갔지.
“쳇, 하도 귀하다고 해서 금 좁쌀인 줄 알았는데 이게 뭐야? 흔하디흔한 좁쌀이잖아? 아버님이 노망이라도 나신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