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피, 위선

유학 사상의 핵심, 공자는 이렇게 말했지

내가 싫은 일은 남에게도 시키지 말라

바로 도덕의 황금률이라 부르는 원리야

기소불욕물시어인, 추기급인, 충서 사상의 서가 바로 그런 내용이지

그런데 이런 탁월한 도덕 사상을 설파한 유학자들이

이걸 실제 살아 움직이는 구체적 개인들에게 적용해서

사회의 구조니 제도니 이런 것을 바꿀 생각이 아예 없는 거야

노비는 계속 노비가 되고 싶었을까

주인 마나님을 고개 숙이고 종종 걸음으로 따라 다니는 계집 몸종은

계속 그 일이 하고 싶었겠어

왜 당신들은 전혀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아니 우리 누구도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강압적으로 어쩔 수 없이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지

유학자들, 당신들, 말은 그렇게 해놓고 이천년이 넘는 그 오랜 시간 대체 무엇을 한 거야

기소불욕물시어인은 당신들 계급에서만 통용되는 질서이자 원리인가

노비, 평민, 신분제도

이걸 천구백년대 초반까지도 동아시아 유교 국가들은 스스로 해체하질 못했다

그래 놓고 인을 말하고 성을 말하고 예를 말하고 충서를 이야기할 수 있나

유학사상은 가장 위선적인 사상이야

내 유학에 대한 근본불신

위선이란

착하지 않은 자가

착한 척 하는 것

우리 한국은 이 위선이란 겹겹 중첩구조로 둘러싸여 있지

한국 문명, 한국 역사, 한국 사상을 관류하는 가장 더러운 피는

바로 이 위선이란 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