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태어난 아이들의 교육에 대하여

만약 한날한시에

스물한살 이상 모든 사람들이 사라지고

스무살 이하의 청년, 아이들만 살아남는다면

이 세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발전소가 멈추고

자동차, 열차, 비행기가 멈추고

물품의 유통이 멈추고

아무튼 사회생활에 필수적인

모든 기관들이 멈추겠지

청년들, 아이들은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누구에게 배울 수도 없으니

수천년을 구가했던 인간의 문명은

이렇게 한순간에 사라지겠군

교육은 이렇게

문명의 지속을 떠받치고 있는 것

사람은 문명적으로는

완전한 공적 상태로 태어난다

교육을 통해

그 공판이 지식과 기술들로 채워지는 것

교육은 이토록 인간에게 중요한 것

그런데 이런 모든 국민 교육은

근대 유럽에서 시작되었지

근대 유럽에는 자유주의 정치개혁의 압력이

한편 산업혁명이란 더큰 경제적 압력이

국민 전체에 대한 보편적 학교 교육을 확립했지

유럽 십칠세기 코메니우스의 보편 교육 사상

유럽 십팔세기 장 자크 루쏘의 자연주의 교육

유럽 십팔 십구세기 페스탈로치의 아동 중심 교육, 감각과 직관 교육

미국 이십세기 초반 존 듀이의 민주주의 교육

이들은 근대 보편 교육의 장을 열고

교육의 방향을 제시한 교육사상가들

그러나 유럽 근대의 국민 전체에 대한 학교 교육은

사회활동과 산업을 위해 필요한 지식을

일방적으로 암기, 주입하고

못하는 아이들을 매로 가혹하게 때리고

군대 같은 엄격한 규율이 난무하는 곳이었다

몽상가였던 루쏘와

마음이 여리고 따뜻했던 페스탈로치의

교육 사상들은

그 학교 교육에서 실현되지 못했지

교육은 인류가 벌여놓은

이 거대한 산업과 국가 기구를 유지하기 위해

그 뇌수처럼 중요한 것

문명의 지속과 문명의 성패는

새로 태어나는 백지 인간들의 교육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인간 문명에

좌절하고 포기하고 실망의 저편 절망까지 느낄 때

그래도 우리가 마지막 의지하고 기대할 것은

우리 아이들의 교육밖에 없는 것